[2002/08/08]

’해커들이 일본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일본 방위청에서 자위대 컴퓨터 시스템에 관한 자료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일본에서 국가 컴퓨터 네트워크의 안보에 대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6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육상·항공 자위대 컴퓨터 네트워크의 구축을 맡았던 후지쓰로부터 이들 네트워크에 관련된 자료들이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히고, “이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방위청 간부에게 지시했다.

후지쓰는 지난 6월 말부터 자위대 컴퓨터 네트워크의 설계도 등 해커들에게 이용될 수 있는 일련의 자료들을 입수했다는 집단에게서 이를 돌려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달라는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쓰는 이들이 실제로 자료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5일 이를 경찰에 신고했으나, 실제로 관련자료가 유출됐는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지 신문들은 후지쓰의 한 관계자가 “문제의 컴퓨터 네트워크는 인터넷에 연결돼있지 않아 외부에서의 침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으나, 후지쓰와 방위청은 모두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사건은 바로 전날인 5일 일본 정부가 전국적인 ’주민기본대장(台帳) 네트워크’를 가동한 직후 드러나 일본 국민들에게 더욱 큰 충격과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모든 국민에게 11자리 주민번호를 발급하고 이를 토대로 성명·생년월일·주소 등의 개인정보를 컴퓨터 네트워크에 담아 행정에 활용하려는 이 시도는 사생활 침해와 보안문제를 우려한 각계의 반발을 불러왔으며, 6개 지자체가 현재까지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주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