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20]

한국i닷컴
고교생 62만명 정보빼내…이통社에서도 유출 심각

인터넷이나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개인정보 유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울산지방검찰청 최운식(崔運植)검사는 20일 컴퓨터 서버의 개인정보를 빼내 팔려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안모(17.서울S고 2년)군을 구속했다.

안군은 지난 1월중순께 김모(30.불구속 입건)씨의 해킹사이트를 이용해 경기도 고양지역에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서버(http:/egoyang.kr)에 침입, 보관중인 62만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내 팔려한 혐의다.

울산지방검찰청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이동통신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빼내 팔려던 최모(28·회사원·서울 관악구 봉천동)씨와 문모(28·회사원·서울 마포구 연남동)씨등 2명을 구속기소했었다.

최씨는 이동통신사의 텔레마케팅을 대행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미고닷컴직원으로 정보를 빼내 친구 문씨와 함께 팔기 위해 통신회사에서 이 회사로 보낸 휴대전화 가입자 2만8천여명의 개인정보를 디스켓에 복사해 팔려했다.

안군과 최·문씨 등이 빼낸 개인정보는 이름 주소는 물론 주민등록번호, 집 전화번호, 휴대전화번호까지 정확한 것이어서 각종 상품회사의 무차별 홍보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 신용카드 불법발급 및 복제, 전화협박 등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인터넷 사이트나 통신회사의 보안시스템이 허술해 해킹이나 직원들에 의해 얼마든지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안군이 해킹사이트에 접속해서 배운 방법으로 손쉽게 정보를 빼냈다며대부분의 인터넷사이트가 회원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을 뿐 보안시스템을 개발할 여력이 없어 정보가 항상 유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굴지의 이동통신 회사들도 수많은 텔레마케팅 대행회사에 고객정보를 보내주고 있어 이 과정에서 회사나 직원, 외부 침입자에 의해 얼마든지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안군과 최·문씨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판매광고를 했다가 붙잡혔지만 이보다 더 은밀한 방법으로 고객정보가 거래될 수도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있다며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