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이면 국내에서 생산, 유통되는 디지털 정보량이 이를 담아 둘 스토리지 용량을 초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스토리지란 하드디스크처럼 컴퓨터 프로세서가 접근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전자기 형태로 저장하는 장소를 뜻한다.
스토리지업체 한국EMC의 김경진 대표는 5일 2008년 국내 사용될 디지털 정보량은 6586페타바이트(PB)로 스토리지 용량(6001PB)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 디지털 정보 중 체계적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양은 10%에도 못 미친다며 기업의 경우 정보 저장 인프라를 전사적으로 재정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정보 손실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EMC가 미국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 IDC에 의뢰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지털정보량은 270PB로 조사됐다.
이는 약 2조7000억 권의 책(신국판 300쪽 기준)을 만들 정보량으로 책을 서울시 전역에 깔면 1.5m 높이로 쌓을 수 있다. 정보량 중 문자(텍스트)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고 나머지는 이미지.동영상.음성 디지털 정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디지털 정보량은 해마다 51%씩 늘고 있으며, 동영상처럼 용량이 큰 디지털 정보가 갈수록 많이 유통됨에 따라 정보 증가 속도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10년이면 국내 디지털 정보량이 지난해보다 다섯 배가량 증가한 1만5718PB가 된다. 모든 사람이 혼자 사용하는 디지털 정보량이 330기가바이트(GB) 정도 된다는 얘기다. 1인당 약 83t 분량의 책(책 1t을 만들 정보량은 4GB)이나 165편의 DVD 영화(2시간짜리 DVD 영화 1편 정보량은 2GB)를 만들 수 있는 양만큼 사용하는 셈이다.
이는 2010년 전 세계 인구 1인당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정보량 150GB의 2.2배 남짓 된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