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IT위상이 많이 떨어진 것을 느낍니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대형 글로벌 IT컨설팅 업체 관계자의 진단이다. 이 관계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까지 덧붙였다.

과거엔 한국 업무 시간을 배려해 진행됐던 아태지역 회의 일정이 최근 들어 완전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회의를 새벽 시간에 맞추곤 합니다. 각국 지역 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전과 같은 배려는 점점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가벼운 화제 거리로 나눈 얘기였으나 IT강국 한국의 위상추락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기자는 맘이 편치 않았다.

실제로 최근 들어 글로벌 IT업체의 국내에 대한 관심 저하의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번 달 초 진행된 ‘CA월드’ 행사에서도 그러했다.

아태지역 기자들은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중국, 일본, 인도, 싱가폴, 인도네시아 등 수많은 아태 국가들이 언급됐으나, CA 어느 담당자도 ‘Korea’란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한국CA의 김용대 사장만이 매년 20%씩 성장을 보이고 있으니 내년은 달라질 것이란 말로 한국의 위상을 강조할 뿐이었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신기술의 ‘테스트 베드’로서의 역할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으나 국내 시장에서 실패한 IT시스템은 여타 지역에서도 실패한다는 말에 누구나 쉽게 수긍했다.


국내 시장 특히 소프트웨어나 IT서비스 부문은 IT강국으로의 시장 규모를 갖추지 못했을 뿐더러 해외 수출에서도 큰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통상 국내 IT시장 규모가 글로벌 시장의 1% 수준이라고 하지만 실상 국내에서 글로벌 전체 매출의 1%를 기록하는 IT기업은 많지 않다.

다소 예외적으로 미들웨어 등 일부업체의 경우 국내에서 글로벌 매출의 2%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으나 대다수 글로벌 IT업체는 “국내 매출이 글로벌 매출의 1% 수준이면 매우 우수한 실적”이란 의견에 동의한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수입 대비 수출 비중이 0.03%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과거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서 각광받던 국내 시장은 이제 협소한 시장 규모에 더해 점차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더군다나 각종 기술이 표준화되는 것도 테스트베드로서의 국내 시장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이 다시금 글로벌 IT기업들의 주목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과 제반 여건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며칠 전 세계적인 PC 게임 개발사인 블리자드는 전 세계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차기 작품의 발표회를 국내에서 가졌다. 게임 관련 다양한 모델이 선보이고 있으며, 활성화된 한국 시장이 신제품 발표장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국내 IT업계가 벤치마킹해볼 만한 사례라는 생각이다.

출처 : 디지털데일리 / <송주영 기자> jysong@ddaily.co.kr [ 원문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