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3-02]
흔히 창과 방패로 불리는 해커와 정보보호 솔루션. 해킹과 사이버테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날수록, 정보보호 시장도 그만큼 가파르게 성장한다.

지난해가 정보보호 시장의 태동을 알리는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보안에 대한 필요성 증가에 따라 성장 가도인 아우토반의 출발점에 선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7월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이 시작되면 중요 국가 기반시설들의 정보보안 시스템 구축이 의무화되기 때문에, 침체된 경기에도 불구하고 보안 시장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으로 비춰지고 있다.

지난해 1300억~1400억원대로 성장한 국내 정보보호 시장은 올해에도 약 25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침입차단시스템과 안티바이러스 제품을 양 견인차로, 침입탐지시스템과 공개키기반구조(PKI)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보안 관제와 교육 분야도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또 사이버아파트를 비롯해 초고속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PC 보안시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안티바이러스, 보안 메일과 함께 일반 대중들의 PC를 지키는 수문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보보안 솔루션 분야에서는 초고속망 환경에 걸 맞는 기가비트 파이어월이나 기가비트 침입탐지 시스템 등 새로운 보안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침입탐지시스템과 침입차단시스템, 가상사설망(VPN) 등을 하나로 통합한 보안 제품 개발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통합보안관리(ESM) 솔루션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종 환경의 다른 회사 보안 제품들을 통합 관리해주는 통합보안 관리 제품은 아직까지 시장 초기 단계지만, 향후 보안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각광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대거 등장한 보안 관제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고객 타깃을 재조정, 프리미엄 서비스와 일반 기업, 중소 기업 등으로 분류해가고 있다. IDC 시장뿐만 아니라 올해는 금융권 시장과 일반 기업 시장 등 폭넓게보안 관제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를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보안 컨설팅은 지난해 10월부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솔루션 업체들도 보안 컨설팅 시장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이 외에도 보안 솔루션 업체들의 보안 관련 토털 솔루션을 라인업화하는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표 참조). 보안 시장이 단품 판매에서 보안 SI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어, 보안 업체들의 제품 다양화는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핵심 제품에 쏟아 부어야할 개발력과 영업력을 분산시켜, 핵심 제품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트리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보보안 업체들은 올해를 수출 원년으로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세계 보안 제품들의 격전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에 인지도나 마케팅력뿐만 아니라 기술면에서도 부족한 면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한 보안 업계 전문가는 “국내 시장에서는 인증이라는 방패막과 국산 제품이라는 홈그라운드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지만, 외국과의 경쟁에서는 종이 호랑이일뿐”이라며 “해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먼저 유수의 외산 경쟁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와 제품의 철저한 현지화, 현지 마케팅력의 확보라는 3박자가 맞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채지형기자 drea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