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20]
뉴욕에서 홍보 일을 하는 필 커시너는 지난해 10월 게이트웨이의 신제품 실렉트 950을 샀는데, 처음 켜자마자 부글거리고 딸깍대는 소리가 나서 즉시 기술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99달러를 주고 유효 기간이 3년인 출장서비스 보증서를 구입했기 때문에 기술자가 곧바로 출장나와 고쳐주리라 생각했다.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기술담당 직원과 5일간 매일 몇시간씩 전화로 얘기했다. “그는 출장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안전 모드로 가라’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말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커시너는 말했다.

이후 3일이 지난 후에야 수리공이 새 하드 드라이브를 갖고 집으로 왔다.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즉시 수리해준다는 약속을 믿고 99달러나 주었는데, 너무 오래 기다렸고 많은 시간을 컴퓨터를 쓰지 못했다”고 그는 불만을 털어놓았다.

컴퓨터 업체와 대리점이 제시하는 출장서비스 약정은 고장을 걱정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평화를 제공한다. 최장 5년에 최하 79달러인 보증서에 따르면, 고객지원 기술자는 신고한 다음날까지 집이나 사무실로 가서 수리해야 한다.

즉시 도움을 받는 소비자가 많지만, 커시너처럼 전화로 장시간 이야기하고 실력이 모자라는 기술자를 만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다음날 출장서비스는 지켜지지 않는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키보드, 모니터, 마우스 등과 관련된 것은 출장서비스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자신의 웹사이트(www.timduffy.com)에 소비자정보를 싣고 있는 팀 더피는 말했다. 예를 들어, 휼렛패커드의 출장약정에는 키보드 같은 주변기기가 포함돼 있지만, 마이크론의 약정에는 없다.

많은 사람에게 첫 번째 장애물은 기술자와 함께 전화로 문제점을 규명하는 것이다. 컴퓨터 컨설턴트인 사라 윌리엄스는 “최근 나와 얘기를 나눈 기술자들은 졸업한 지 얼마 안되어 경험이 부족한 듯했다”고 말했다.

전화를 통한 고장수리는 기술자의 가정방문을 결정하기 전에 필요한 단계라고 PC업체들은 말한다. “직원을 출장보낼 때 효과적인 수리를 위해 고객과의 대화 등을 통해 사전에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델의 고객서비스담당 이사 댄 알렌은 말했다. 게이트웨이의 짐 하비 고객관리담당 부사장은 전화를 통한 진단은 컴퓨터를 판매했을 때 설치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나 주변기기와 관련된 문제점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컴퓨터의 문제점을 신속히 해결하고 전화통화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게이트웨이·델·마이크론 같은 컴퓨터업체들은 고객이 기술자를 요청하기 전에 로그온해서 자신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웹기반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년6개월 전부터 고객에 제공되고 있는 마이크론의 ‘커넥티드 서포트’프로그램은 자동으로 어느 드라이버를 바꾸라고 알려주거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충돌을 수정해준다. 제품심사담당 매니저 폴 데스먼드는 이 프로그램으로 출장요청이 감소됐다고 말했다.

2000년 8월부터 델의 모든 시스템에 내장된 ‘레절루션 어시스턴트’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델의 기술자와 접속해 문제점이 하드웨어 고장인지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사이의 충돌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문제의 70%~90%를 온라인으로 해결한다”고 알렌은 말했다.

서비스 지연은 PC업체가 다른 회사에 하청을 줄 때 흔히 일어난다. 경리직원인 노린 노리스는 지난 1월에 산 컴퓨터가 윈도를 실행하지 못하자 델에 전화했다. 결국 델은 머더보드를 교체하기 위해 지역서비스센터인 뱅크테크의 기술자를 보냈는데, 그는 엉뚱한 부품을 들고 나타났다. 그래서 수리하는 데 며칠이 더 걸렸다. “전화할 때마다 뱅크테크 직원들은 불만을 터트렸고, 약속을 해놓고도 지키지 않았다”고 노리스는 말했다.

서비스 지체는 흔히 부품이 없기 때문이라고 알렌은 말했다. “하드드라이브를 구할 수 없는데 기술자를 보내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출장서비스 약정과 관련, 그 다음으로 흔한 오해는 하드웨어 문제를 고치러 기술자가 왔을 경우 분실된 데이터나 파일을 복구하는 것은 고객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당신의 하드디스크를 고친다면 당연히 데이터도 복구돼야 한다”고 뉴욕의 컴퓨터 컨설턴트인 크리스토퍼 무토는 말했다.

출장서비스에 관한 불평은 e컴플레인츠(eComplaints.com) 같은 소비자불만 사이트나 해당업체의 웹사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1998년 7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게이트웨이가 광고에서 출장보장 서비스와 환불제를 잘못 전달했다는 이유로 29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캐서린 그린먼
http://www.nytimes.com/2001/04/12/technology/12SERV.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