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10]
본 글은 정보보호21C 6월호에서 발췌했습니다.

1980년에 출판된 「제3의 물결(The Third Waves)」에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인류의 세번째 혁명을 예언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인류의 첫 번째 혁명은 농업 혁명으로 수 천년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두 번째 혁명인 산업혁명은 약 300년 동안 진행되었다.

인류의 세 번째 혁명으로 정보화 혁명을 지목한 앨빈 토플러는 이 혁명이 불과 20~30년에 걸쳐 이루어 질 것이라고 예견함으로써, 정보화 혁명의 시간적 급변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 책이 출판된지 20여 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급진적 성향을 가진 일부 지식인만의 정보 점유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정보화 시스템의 적응 유무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부의 획득 여부가 급변하는 세상으로 들어선 것이다. 농업 혁명에서는 농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천재지변에 의한 인류의 멸망을 걱정하였다. 즉, 가뭄, 장마, 홍수 등의 이상 기후에 의한 인류의 피폐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가 하면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시기에는 고도화된 산업사회에 오염된 인간성 말살이나 사회 구조의 획일화를 걱정하여 SF 영화 등에서 산업사회의 폐해를 그리는 내용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핵폭탄이나 전쟁, 또는 AIDS와 같은 질병, 마약 등 물리적 폭력에 의한 사회의 혼란을 그리는 내용이 많은데, 이러한 현상은 천재지변과 같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혁명(Revolution)이라는 단어는 그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역기능적 요소를 드러내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제3의 혁명이라 불리는 정보화 혁명의 역기능 요소는 어떤 것일까? 왜 우리는 정보화 시대의 중심을 찾아가고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번 호에서는 다소 개념적인 주제이긴 하지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사이버 전쟁 등 정보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을 살펴보면서 보다 객관적으로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 <권석철/ 하우리 대표이사>


인류는 20세기를 지나면서 두 번의 큰 전쟁을 치르게 된다. 1914년에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과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 제2차 세계대전이 그것이다. 물리적 힘의 상징인 두 번의 큰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가장 유력한 수단은 바로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한 항공기의 활약이었다. 하늘을 점령한 자가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는 원칙이 적용된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시험적으로 적용되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어 유명한 공중전을 전설로 남기게 된다. 이후, 1990년부터 이듬해에 걸쳐 진행된 걸프전은 미군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의 막강한 공중전 수행능력으로 이라크의 항복을 유도하기에 이르렀다. 차세대 전투기라는 닉네임으로 무장한 스텔스기가 실전에서 사용되어 적의 레이더를 교란시키며 이라크 군의 대공포화 능력을 거의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연합국이 승리를 일궈낼 수 있었던 데는, 대규모의 공습 이전에 사이버 전쟁을 통하여 이라크의 전산망을 무력화시킨 결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의 무기 체계는 모두 전산처리에 의해 동작하게 되는데, 이러한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켜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무기라고 할지라도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필자는 그 당시 CNN 방송을 통하여 이라크 군이 대규모 공습을 받으면서 대공포를 쏘아대는 것 이외에는 어떤 반격도 하지 못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전문가들은 걸프전에서 미군이 사용한 전술을 전자전이라고 부른다.

이에 반해 나토의 유고 공습에서 사용한 전술은 전형적인 정보전이라고 불린다. 즉, 유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샅샅이 들여다보고 미군의 인명피해 없이 전쟁을 치르려는 최초의 시도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인공위성의 정보에서부터 첩보에 이르기까지 정보의 양은 전쟁의 승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최근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이버 세계에서의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외교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정찰기 문제가 사이버 세계의 해커들이 참여하면서 점차 사이버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간접 피해 대상국이 되어 가고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지게 되었다.

정보전과 컴퓨터 바이러스
정보전은 정보기반구조 영역의 모든 산업기반구조를 정보화 하여 자국의 이익 실현을 위해 이용하거나 무력화시키는 행위 전반을 일컫는다. 즉, 모든 산업구조에 적용되어 있는 정보화 시스템을 이용하여 정상적인 동작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