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30]

<손현덕.황형규> 삶의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디지털 혁명의 총아로
불리는 인터넷 이메일이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암초에 부딪혀 위기를 맞
고 있다.

발생 초기, 장난끼 섞인 이메일에서 출발했던 컴퓨터 바이러스(일명 웜)
가 불과 1~2년 사이에 인터넷 경제를 위협하는 암적인 존재로 떠오른 것
이다.

■코드 레드, 바이러스=해킹 개념

문제가 된 코드레드 바이러스는 MS의 웹서버 운영체계인 윈도NT 및 윈도
2000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병균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여기에 걸리면 시
스템에 과부하가 발생해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피해를 보게 된다.

이 바이러스는 서버에 침투하고 특정 사이트의 홈페이지 내용을 바꿔버
리는 것으로 해킹과 다름없다.

지난 20일 코드 레드가 백악관을 공격한 뒤 전세계적으로 30만대 이상의
컴퓨터가 감염됐으며 이를 예방하는 프로그램이 배포됐는데도 피해가 줄
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데이터까지 파괴하는 변종이 등장해 정부
와 기업들이 긴장을 하고 있다.

국내에도 3만대 이상의 컴퓨터가 코드레드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BI 산하 국가인프라보호센터(NIPC)의 론 딕 소장은 인터넷은 국가안보
와 경제 번영에 없어서는 안될 도구라며 코드 레드 같은 웜은 인터넷
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S사의 보안대응센터 스티브 리프너 소장은 수정프로그램을 더욱 효율
적으로 배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존 애쉬크로포트 법무장관은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행한 연설
에서 디지털 세계에서 민간 기업과 정부를 훼방놓고 약점을 찾으려는
사악한 동기를 지닌 자들이 많이 있다며 컴퓨터 해킹 방지를 위한 특별
조직을 구성해 사이버테러 퇴치 활동을 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메일의 암울한 미래

기껏해야 디스켓을 통해 전염되던 컴바이러스가 감염경로로 이메일을 택
한 것은 99년 초. 당시 처음 발견된 해피99라는 바이러스는 99년이 왔음
을 축하하는 폭죽이 터지는 그림이 나타날 뿐이었다.

이 후 이메일 바이러스는 단순한 장난에서 벗어나 실제 피해를 입히는
악성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러브레터 바이러스는
주소록에 등록된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전송하면서 전염되면 방식으로 이
에 감염되면 멀티미디어 파일이 손상되는 피해를 입는다.

나비다드 바이러스는 주소록에 등록된 사용자 대신 메일함을 뒤져서 첨
부파일만 바꿔 보내는 방식으로 개발돼 제목이나 내용으로는 일반 이메
일과 구분이 어려운 특성을 보였다.

이어 최근 극성을 부리고 있는 서캠은 첨부파일마저 MS 오피스 문서로
위장하는 식으로 변했다.

또 해킹기법이 바이러스와 결합되면서 정보유출은 물론 특정 사이트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입는 닷컴이 늘고 있다.

보안.백신 전문가들은 이메일 바이러스에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는 등 악
성 기능이 탑재되고, 해킹기법과 결합되면서 이메일이 애물단지로 변해
버릴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메일이 폭탄을 싣고 이리저리 사이버공간을 떠다니는 세상이 올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