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1/07]

가정용 컴퓨터 ‘해커 주의보’

가정에서 PC를 이용해 인터넷을 쓰는 사람이라면, 올 한해 해킹(hacking)에 특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AP통신은 최근 보도를 통해, 지금까지 기업·관공서의 서버(중·대형 컴퓨터)를 해킹하며 실력을 뽐냈던 해커들이 최근 가정용 PC 쪽으로 관심을 옮겨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가정용 PC가 초고속 인터넷 보급 등으로 거의 24시간 네트워크에 물려있는 데다, 최근 들어 해커들의 구미를 당길 정도로 PC의 기능이 막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AP는 설명했다.

핀란드의 보안업체 에프시큐어의 미코 히포넨 연구원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해커들이 가정용 PC엔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젠 분명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해커들이 다른 시스템 공격을 위한 징검다리로 개인용PC에 침투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보안망은 더욱 강화되고 있는 반면, PC 이용자들의 보안 의식은 예전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카네기멜론대학 컴퓨터 분야의 연구센터 CERTCC는 “가정 이용자들은 방화벽(firewall)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데 느린 편”이라며 “상당수의 PC가 외부 공격에 대한 대비책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보안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PC를 체크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최소한 해커들은 전혀 활동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예방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탁상훈기자 if@chosun.com